코로나19

백신보다 허브티, 극우 표퓰리즘까지… 유럽, 다시 ‘대유행’

조명연합 2021. 11. 20. 15:59

백신보다 허브티, 극우 표퓰리즘까지… 유럽, 다시 ‘대유행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시민들이 쇼핑가를 거닐고 있다. 독일 질병관리청은 이날 독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만 명에 육박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으면 또 다른 봉쇄가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출처: 뉴시스) 

세계 코로나 진원지 된 유럽
유일하게 사망자 계속 증가
대안 의학 영향력 있는 문화
“극우 민족주의 운동의 연장”
각국서 외출금지·봉쇄 부활


[천지일보=이솜 기자] “유럽에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라도 생긴걸까, 왜 이렇게 확진자가 많을까.”

17일(현지시간) 미국 데저레트 뉴스의 제목이다.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백신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확산세가 줄고 있지만 유럽에서만 유일하게 사망자 수가 늘어나는 등 4차 유행이 본격화된 양상이다. 감염 태세가 좀처럼 줄지 않자 유럽 각국은 앞서 시행했던 ‘위드 코로나’를 축소해 완화했던 방역 조치를 속속 재도입하고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활동 제한을 확대하는데 나섰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망자 늘어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유럽이 지난 주 코로나19 사망자 비율이 5% 증가하면서 세계에서 사망자가 증가한 유일한 지역이라고 밝혔다.

WHO는 지난 주간보고서를 통해 유럽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전 세계적으로 5만명 발생하며 안정세를 보이거나 감소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주 미주,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는 발병률이 6% 증가했다.

보고서는 330만명의 신규 감염자 중 210만명이 유럽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WHO가 집계하는 유럽 61개 국가는 7주 연속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유럽 내에서는 러시아, 독일, 영국에서 신규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사망자 수는 노르웨이에서 67%, 슬로바키아에서 38%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WHO는 앞서 유럽이 계속되는 대유행의 진원지로 묘사했으며 유럽 대륙에서 긴급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2월까지 50만명이 더 숨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문화 차이와 극우 포퓰리즘의 결과


유럽의 4차 유행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이유로는 백신 미접종 분위기가 꼽힌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서유럽 정부들은 강제력을 행사해 접종률을 올렸으나 중부유럽과 동유럽, 그리고 독일어권 국가들과 이들과 접한 지역에서는 백신에 대한 저항이 여전히 크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들에서 질병 증상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시켜 치료하는 유사과학의 일종인 동종요법이나 자연치료에 대한 문화적 성향이 강한 점을 주목했다.

백신 접종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는 의사 패트릭 프란조니는 NYT에 “(백신 기피 현상이) 극우 정당과의 연관성도 있지만 자연에 대한 신뢰가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알프스 산맥에서는 독일어권 주민들이 약품보다 신선한 공기와 유기농 농산물, 허브차를 더 신뢰한다고 말했다.

실제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의 독일어 사용 지역은 서유럽에서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인구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를 접경하고 인구의 70%가 독일어를 사용하고 있는 북부 볼차노도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낮은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사회학자들은 대안 의학의 영향력 있는 문화 외에도 백신 저항은 극우 생태계에 의해 촉진된다고 말한다. 허위정보와 음모이론 연구단체 시마스의 피아 람베르티는 백신 저항 현상은 지난 10년 동안 유럽 정치를 뒤흔든 포퓰리즘 민족주의 운동의 연장이라며 “이는 극우 치어리더의 성공과 주류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충분히 심각하게 다루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의 아슬레피오스 클리닉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결국 ‘위드 코로나’ 폐기 수순

한때 코로나19 규제가 거의 사라졌던 유럽 각국에서는 다시 빗장을 잠구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6개국에서 온 미접종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했다.

최근 독일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정당들은 오스트리아에 이어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외출금지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연정은 독일인들이 버스를 타거나 기차에 탑승하기 위해 백신 접종 증명서나 코로나19 검사 음성 결과를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조치도 고려중인데 이는 일명 ‘3G 규칙(실내 시설에 접종 완료자, 완치자, 음성 확인자만 출입을 허용하는 규제)’을 확장한 것이다.

앞서 네덜란드는 확산세 조짐이 보이자 유럽 국가 중 가장 빠르게 봉쇄 조치를 다시 도입했으며 스웨덴에서는 내달 1일부터 100명 이상 규모의 실내 행사에 백신 접종 증명서(백신 패스) 확인 절차를 거친다. 이탈리아 역시 백신패스 규정과 입국 제한, 자가격리 등의 규정을 강화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접종을 마친 시민에게는 약 33유로(약 4만 4천원)를 주겠다는 조치까지 내놨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부스터샷(추가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230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