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쌓은 방어벽 무너졌나… 오미크론에 세계 연말 ‘우울’
델타 이어 새 변이 연말 망쳐
미·유럽 등 규제 강화·봉쇄도
‘변이 전문’ 덴마크 연구소
“오미크론, 병원 압도할 것”
세계서 통제 불능 질주 전망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지구촌에서 확산하면서 연말 일상과 내년 계획을 뒤집어놓았다.
19일 AP통신, 가디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두고 봉쇄령 또는 규제 강화 카드를 속속 꺼내는 추세다.
2020년 12월 델타 변이가 출현한 이후 또 다시 12월 새로운 변이가 세계 곳곳에 퍼지면서 다시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시계 제로’에 직면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오미크론 변이가 89개국에서 보고됐으며 지역사회에서 1.5~3일 간격으로 발병 건수가 2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는 최근 업데이트에서 오미크론이 코로나19 면역력이 높은 국가들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 이 원인이 바이러스의 면역 회피 능력 때문인지 전염성이 높아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 둘의 조합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미·유럽, 오미크론 확산에 ‘시계 제로’
아직 델타가 점령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최근 확산세가 커지는 추세다.
이미 누적 사망자 80만명을 넘어선 미국에서는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12만 5838명으로 2주 전보다 20% 늘었다. 미국 당국은 지난 7일 동안 전국 평균 코로나19 병원 입원자 수가 6만명으로 11월 초보다 50%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뉴욕주는 전날 2만 19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역대 최고치다. 뉴욕시는 코로나19 검사 양성률이 나흘간 두 배 증가했고 지난 한 달 동안 발병 건수가 3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이에 뉴욕시에서는 크리스마스 쇼와 공연을 취소하고 미국풋볼리그(NFL)와 미국프로농구(NBA) 등 스포츠계도 경기 일정을 중단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우리는 지금 매우 중요한 델타 확산을 직면하고 있으며 다가오는 오미크론 급등을 내다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1일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에 대해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다.
유럽도 오미크론에 초비상이다. 일부 국가들은 최대 조치인 봉쇄령을 다시 내렸다.
영국의 신규 확진자도 매일 최다 수를 경신중이다. 전날 영국 정부는 9만 418명의 신규 확진자를 발표했으며 이 중 오미크론 확진자는 1만 59명에 달했다. 이에 런던시는 ‘중대 사건’을 선포하고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영국 정부의 SPI-M-O 과학자 그룹은 새로운 규제가 즉시 도입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0만~200만명, 입원 환자는 3000~1만명, 사망자는 600~6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모델을 발표했다.
독일은 이날부터 영국 여행 제한을 강화했다. 영국 관광객은 독일에 입국이 금지되고 오직 독일 시민과 거주자, 그들의 파트너와 어린이, 환승 승객들만이 영국에서 독일로 들어올 수 있다. 이들 역시 PCR 음성 결과지가 필요하며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14일간 격리해야 한다. 프랑스 역시 이와 유사한 규제를 가했고 이는 17일 오후 11시부터 발효됐다.
네덜란드는 19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다시 전국적인 봉쇄에 들어간다. 필수적이지 않은 상점, 술집, 체육관, 미용실 및 기타 장소들은 적어도 1월 중순까지 문을 닫아야 한다. 한 가구당 손님은 두 명까지 받을 수 있다. 모든 학교는 1월 9일까지 휴교한다.
네덜란드 국립 공중보건 연구소는 오미크론 변이가 현재 확진자 중 적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빠르게 확산 중이며, 새해까지 지배종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미크론 확산 1월 가장 힘든 시기될 것”
이처럼 오미크론이 대유행의 새로운 국면을 주도하면서 백신 접종율이 이미 높은 국가에서의 연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대부분의 인구가 백신 접종을 받고 부유한 북유럽 국가들, 특히 덴마크에서는 이미 오미크론이 지배종으로 자리를 잡았다. 덴마크의 2차 접종율은 77.3%에 달하나 부스터샷 접종율은 27.1%에 그친다. 지난 13일 덴마크의 오미크론은 확진자의 26.8%를 차지했다. 일주일 전 4.9%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11월 오미크론이 출현한 후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지배종인 델타보다 덜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변이를 통해 이 유행을 더 다루기 쉽고 코로나19를 독감과 같은 토착병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덴마크 과학자들은 작년부터 두 해에 걸쳐 구축한 모든 방어시설에도 바이러스는 통제 불능 상태로 질주할 것이며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비슷한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덴마크의 예측은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데 덴마크 국립 세럼인스티튜트(SSI)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시 시스템은 바이러스의 본질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와 같은 순간을 위해 특별히 설계됐기 때문이다. SSI는 지난 몇 주 동안 직원 100명을 추가로 고용했고 PCR 기계 20대를 새로 구입했다.
덴마크 연구소는 이번 오미크론 유행이 이 나라를 완전히 뒤덮고 전례 없는 타격을 줄 것이라고 봤다. SSI의 역학자인 타이라 그로브 크라우스는 “다음 달은 대유행의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것(오미크론)은 병원들을 압도할 것”이라며 “이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이라는 홍수가 우리가 과거에 세웠던 백신이라는 장벽과 이로 인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줄었던 장벽 두 가지를 무너뜨렸다는 설명이다.
WP는 과학자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바이러스, 델타와의 영역 싸움에서의 완승한 오미크론 파동에 대해 두려움과 약간의 경외심마저 느낀다고 전했다.
앤더스 폼스가드 SSI 연구원은 WP에 “우리는 다섯 발자국 뒤쳐져 있다”며 “다음 달은 잔인하겠지만 이후는 말하기가 어렵다. 마지막에 가서는 (오미크론이) 더 약해질 수 있지만 또 다른 거대 돌연변이를 일으킬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3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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