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교시사

신원 불명 난민에 가족 분열까지… 혼란에 빠진 美 아프간 대피

조명연합 2021. 9. 5. 01:00

신원 불명 난민에 가족 분열까지… 혼란에 빠진 美 아프간 대피

 

 

영국군 철수기에 탑승한 아프간 난민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마지막 대피 과정이 성공적인 데다가 효율적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이 주장에 반하는 증거들이 대거 공개됐다.

뉴욕타임즈(NYT)는 3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의 고위 외교관들과 군 장교들이 이메일로 보낸 일일 상황 보고서를 통해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도하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제379항공원정비행단과 페르시아만에 있는 미군기지인 아스 사일리야 수용소 인근 알루데이드 공군기지에서는 약 1만 5000명의 아프간 난민들이 비행기 격납고와 텐트 안으로 가득 찼다. 기지 인근에는 어린아이들을 상습적으로 괴롭히는 10대 소년들을 포함한 29명의 아이들이 감금돼 있다. 의료진이 필요한 임산부들이 대거 발생했고 난민들 사이에서도 건강상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보고서는 장기 체류와 예측할 수 없는 퇴실 날짜 때문에 임시 대피소의 긴장이 극에 달했다고 전했다. 육군기지에서 전 아프간 군인을 포함한 독신 남성들은 제멋대로 굴었고 밀수 무기들은 압수됐다. 당황한 두 기지 모두 아프간 난민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하지 않았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십명의 외교관, 군대, 보건요원, 보안요원 및 그 밖의 사람들이 수만명의 난민을 구조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질서정연한 대피를 위해 계획했던 것은 며칠 만에 카불이 함락되면서 혼란에 빠졌다. 난민들은 비행기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고 수백명의 아이들이 부모와 헤어졌다. 비행기의 정상적인 착륙도 쉽지 않았다. 난민에 대한 신원 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지난달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후 카불에 대한 대피가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미 국무부의 이메일과 보건, 국토안보부, 국방부의 문서, 관리들과 난민 옹호자들과의 인터뷰는 그렇지 않다고 시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미국의 20년 전쟁 종식을 기념하는 백악관에서 연설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아프가니스탄 제4의 도시인 마자르이 샤리프에서 출발한 전용 전세기가 미국 시민은 물론 수백명의 아프간인을 태우고 8개국 10개 경유지 중 하나인 도하의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전직 해병대 법무법인이 임차한 것으로 보이는 이 비행기의 명단은 승객들이 미군을 도와준 대가로 특별 비자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당국자들은 이날 이메일을 통해 “같은 허가를 받고자 하는 비행편이 여러 편 있다”고 밝혔다. 이틀 후 도하의 관리들은 더 안 좋은 소식을 전했다. 카불의 난민들 사이에서 탈수, 노로바이러스, 콜레라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9개월 된 아이가 공군 기지에서 사망했다. 관계자들은 “아이의 아버지가 병원에 함께 있다”며 “도드와 주정부는 아이의 유해가 처리돼 가족에게 돌려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행정부 관리들은 도하의 열악한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인터뷰를 거부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화요일 12만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밝혔지만 현재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총 대피자 수와 현재 어디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3일 알레한드로 N.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약 4만명이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인근 공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다음 주 금요일까지 약 1만 7000명이 더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수천명이 더 결국에는 다른 십여 개국에 거주하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당국이 잠재적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지문, 초상화, 인명 정보를 연방 데이터베이스에 제공하는 등 난민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국방부가 30개국에 수백대의 생체 인식 검사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21년 아프가니스탄 송환 임무’라는 제목의 비공개 브리핑 문서는 일부 사례에서 오점투성이의 정보가 수집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비행명세서는 하자가 있거나 누락됐고 비자 또는 시민권 상태는 알 수 없었다. 기본적인 인구통계 자료도 부족했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897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