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美 압박에 재점화된 코로나 기원 문제… 중국 협조는 미지수

조명연합 2021. 5. 28. 02:33

美 압박에 재점화된 코로나 기원 문제… 중국 협조는 미지수

 

[우한=신화/뉴시스] 지난해 2월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임시 병원 시설의 모습.

바이든, 기원 추가조사 지시

우한 연구소 유출설도 포함

중국에 투명한 자료 협조 촉구

中 “음모론”… 재조사 안 받아들일듯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두고 미국 정부가 ‘중국 우한 연구소 기원설’을 포함한 재조사 촉구에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연합 조사팀이 올해 초 우한에서 조사를 통해 ‘우한 연구소 유출설’에 대해 가장 가능성이 적다고 일축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연구원, 의원들, 정부 관계자들의 우한 연구실 조사 요구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26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기원과 관련 미 정보 당국의 판단이 엇갈린 상황이라며 추가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 국제조사 참여와 자료 제공 등 협조 등을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보기관들에게 이번 조사에 대해 90일 내 보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미국 국립연구소에 조사 보조를 요청하며 중국 정부에 대한 구체적인 질의 목록을 작성하도록 정보 당국에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정보 당국에 코로나19가 감염된 동물에서 유래했는지, 실험실 사고로 발생했는지 등을 놓고 조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하나의 시나리오가 다른 것보다 더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다”며 이번 조사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우한 연구소 유출 시나리오를 지지하지 않았던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해당 주장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자신과 과학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자연발생이라고 믿고 있으나 100% 확실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많은 우려와 추측이 난무하기 때문에 우리는 투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는 중국 정부가 국제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지 않는다면 결코 명확한 결론이 도출되지 않을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전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이 최종적으로 나서서 그 원인을 규명하는 데 필요한 접근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며 자료 제공을 촉구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몇 달 사이 미국 조사관들을 현장(우한)에 보낼 수 없었고 이는 코로나19의 기원 조사에 있어 계속 장애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왜 ‘우한 연구소 유출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을까.

먼저는 중국이 이번 사태 초기에 코로나19를 알리기보다는 은폐하는 데 급급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WHO 자문위원인 제이미 메츨은 CNN에 중국이 세계에 적절하게 경고하지 않은 사태 초기에 중국 관리들은 전염을 우한 화난수산시장 탓으로 돌렸으나 지금은 그것이 본질적으로 거짓말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메츨은 “대유행의 기원이 무엇이든 간에 중국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은폐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쓰던 첫 달이 난로에 난 불이 부엌으로 커져 세계까지 삼켜버리게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우한 실험실 유출설이 다시 주목 받는 이유로 앞서 WHO와 중국 전문가 팀이 전염병의 기원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이끌어내지 못한데다 초기 실험실 유출을 집중 조명하려는 방향이 종종 그 바이러스가 의도적으로 생물 무기로 만들어졌다는 추측과 혼동된 점을 짚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이 실험 시나리오를 터무니없는 헛소리로 치부해 그간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앞서 우한 실험실 시나리오를 부각시키려 했으나 대체로 막연한 정보만 지적해왔고 “중국 바이러스” 발언 등 반중(反中)적 언행을 같이 하면서 해당 주장의 의도 자체를 의심받아 왔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우한연구실에서 바이러스가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아닌 중국의 은폐에 초점을 맞추며 보다 투명하고 과학적인 증거를 찾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AP통신은 “미 행정부 당국자들은 실험실 유출설에 대해 여전히 강한 의심을 품고 있다”며 “이들은 중국의 조사 협력 거부를 국제무대에서 무책임한 행동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이 압박에 나섰으나 중국에 대한 재조사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국제보건규정에 따르면 중국의 동의 없이는 WHO가 추가 연구를 위해 과학자들을 중국에 파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지난 WHO와 함께 한 조사로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모든 연구가 종결됐다는 입장으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전날 열린 세계보건총회(WHA)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호주, 일본은 재조사를 촉구했으나 중국은 이미 결론이 난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중국은 오히려 코로나19의 기원 문제를 정치화하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반박에 나섰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 일부 인사들이 진실 운운하면서 정치 농간을 부리려 한다”며 “그들은 실험실 유출 등 음모론과 가짜 정보를 퍼뜨린다. 미국이 진정으로 완전히 투명한 조사를 원한다면 중국처럼 WHO 전문가를 초청하고 미군 포트 데트릭 생물 실험실 등 전 세계에 있는 미국의 실험실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864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