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후변화가 코로나19 만들었다”… 英·美 연구진 발표

조명연합 2021. 2. 16. 01:03

“기후변화가 코로나19 만들었다”… 英·美 연구진 발표

 

 

[시드니=AP/뉴시스] 지난달 26일 호주 시드니에서 박쥐 한 마리가 해 질 녘 하늘을 가로질러 미끄러지듯 날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실상 기후변화로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100년간 중국 남부 윈난성과 미얀마, 라오스 인접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많은 박쥐가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었고, 야생동물 거래가 늘면서 사람을 감염시키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등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14일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과 미국 하와이대 연구진의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온도, 강수량, 구름의 양에 대한 기록을 이용해 한 세기 전의 식생 변화 지도를 만들었다. 이후 1900년대 초 박쥐 종의 분포를 알아내기 위해 세계의 박쥐 종들의 서식 조건을 이용했다. 이를 현재의 분포와 비교하면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 세기 동안 전 세계에서 박쥐의 종이 얼마나 많아졌는지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 결과 중국 남부 윈난성과 미얀마, 라오스 등 코로나19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서 대규모 식물 종류 변화가 나타났다.

기후변화는 열대 관목 지대에서 열대 사바나와 낙엽림지대로 자연 서식지를 변화시켰다. 이는 주로 숲에서 과일과 과즙을 먹고 사는 많은 박쥐 종들에게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줬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중국 남부 윈난성에 40종의 박쥐가 추가로 이주해 왔으며 약 100종의 코로나바이러스를 지닌 박쥐가 더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지역의 코로나바이러스 수는 박쥐의 종 수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박쥐의 면역체계는 새로운 돌연변이의 저장고이자 무증상 바이러스까지 보균할 수 있는 악명 높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박쥐들은 약 3천종의 코로나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으며 각 개체 당 평균 2.7종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특정 지역에서 박쥐의 수가 증가하면 인간에게 해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염되거나 진화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박쥐에게 있는 대부분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지만, 인간을 감염시킨 몇몇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19가 대표적이다.

기후변화로 박쥐의 종이 풍부해진 곳으로 확인된 지역에는 또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중간 숙주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천산갑도 서식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천산갑으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후 우한의 야생 시장에서 판매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동남아시아를 제외한 중부 아프리카 주변 지역에서도 박쥐의 수가 증가했으며 중앙아메리카와 남미에도 박쥐를 매개로 한 질병의 ‘핫스폿’이 될 수 있는 지역들이 있었다.

로버트 바이어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은 “기후변화가 서식지를 변화시키면서 (박쥐) 종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고, 바이러스를 가지고 갔다”며 “이는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지역을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동물과 바이러스 사이의 새로운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해 해로운 바이러스가 전염되거나 진화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하와이대 카밀로 모라 교수는 “기후변화가 야생동물 균의 인간 전염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전 세계적인 배출을 줄이기 위한 경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828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