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모든 공식 피해갔다…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에 과학자들 우려

조명연합 2021. 1. 29. 00:41

모든 공식 피해갔다…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에 과학자들 우려

 

 

지난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아마존 마나우스에서 공공 장례 서비스 직원들이 코로나19로 사망한 호세 베르나르디노 페레이라(77)의 시신 수습을 돕고 있다. (출처: 뉴시스)

브라질 마나우스 변이 강타

변이, 항체 피하는 특성 가져

“백신 맞아도 변이 감염” 연구도

“혼란 한 번에 끝낼 해결법 없어”

 

 

[천지일보=이솜 기자] 율데이아 갈바오는 브라질 북부 마나우스 한 공공병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동 주치의다. 작년 봄 코로나19의 폭발적 확산이 시작한 지 열흘도 안 돼 도시의 의료시스템이 마비되자 그는 병원과 함께 다음 파도를 위한 비상 계획을 준비했다. 병상도 추가로 예약했고 더 많은 환자를 받을 수 있도록 세부 일정을 마련했다.

그러나 최근 P.1이라고 불리는 브라질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퍼진 후 병원은 다시 타격을 입었다. 이 바이러스가 갈바오의 병원을 압도시키는 데는 열흘도 채 걸리지 않았다. 24시간 만에 갈바오의 병원은 초토화가 됐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는 의사들이 지금껏 본 어떤 것과도 달랐다. 산소는 빠르게 고갈됐고, 수십명의 환자들이 질식으로 사망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입원을 기다리다 집에서 숨졌으며, 한 의사는 30분마다 장례 행렬이 묘지를 향해 몰리는 장면을 봤다고 전했다.

갈보오는 “우리는 계획이 있었다”며 “병상의 가용성을 높였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는) 그것마저 목을 옥죄었다”고 말했다.

인구 200만명의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브라질의 인도주의적 재난은 정부의 실패, 과학의 직무유기, 대중의 무관심이 지구를 휩쓴 바이러스의 더 위험한 변이를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집단면역’ 지역에서 더 큰 확산세

 

작년 12월부터 브라질에서 전염됐다고 추정되는 P.1은 현재 마나우스에서 지배적인 변이 바이러스로 간주된다. 상파울루와 일본, 미국에서도 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영국에서 나온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의 신규 확진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는 약 3개월이 걸린 반면 P.1이 마나우스에서의 발병을 압도하는 데는 약 한 달 밖에 걸리지 않았다. 최근 48명의 코로나19 환자를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P.1은 감염의 85%를 차지했다.

과학자들은 최근 몇 달 동안 나타난 여러 변이 중 하나인 브라질 변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얼마나 전염성이 높은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사람들도 이 변이 바이러스에 또 감염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마나우스의 일선 의료진들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변화를 보고 있다. 환자의 급증뿐만이 아닌 증상의 심각성에 대해서다. 변이 코로나19 환자들은 훨씬 더 아프고 폐가 더 망가져서 병원에 도착했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 변이 바이러스가 일반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증상을 악화시키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전염병학자 노알도 루세나는 WP에 “이것은 더 전염성이 강하지만 (증상이) 더 심하진 않다”고 말했다.

P.1에 대한 우려는 두 가지다. 과학자들은 이 변이가 왜 브라질의 한 지역에서만 폭발적으로 퍼졌는지 이해하지 못하며, 또 이 변형된 바이러스가 위험한 특성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매사추세츠 대학의 바이러스 전문가인 제레미 루반은 이날 미 공영 라디오방송 NPR에 P.1과 관련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마나우스는 이미 작년 봄에 75%의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곳”이라고 꼽았다. 지난달 사이언스지는 마나우스 인구의 76%가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들에 따르면 마나우스는 이미 지난 4월 집단면역에 도달했어야 했으며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았어야 했다. 그런데 왜 이 도시는 10개월 후에 더 폭발적인 확산 사태에 직면했을까.

 

지난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아마존 마나우스에서 코로나19 환자 가족들이 산소를 얻기 위해 빈 산소 탱크를 들고 줄을 섰다. (출처: 뉴시스)


◆변이, 항체 피해… “백신 개혁 필요”


대부분의 유전적 변화는 기능적으로 중요하진 않지만 바이러스는 개체군을 거치면서 필연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감염률을 높일 수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뿐 아니라 일명 ‘도피 돌연변이’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변이 바이러스에서도 발견된 특성으로, 변이 바이러스에 일종의 ‘투명 망토’를 제공해 항체를 피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특성은 또한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을 맞거나 코로나19에 감염돼 이미 항체를 가진 사람도 ‘재감염’ 시킬 수 있다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최근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 연구팀이 코로나19에 걸렸다 완치된 44명으로부터 채취한 혈액 샘플을 남아공 변이에 노출시킨 결과 샘플 중 약 절반의 항체가 완전히 무력화됐고 나머지는 항체 반응이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과학자들은 P.1을 두고 같은 실험을 한 적은 없지만, P.1은 항체 결합을 감소시키는 두 가지 돌연변이를 가졌다고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백신의 ‘개혁’을 주문한다. 캠브리지대학의 굽타 박사는 인플루엔자백신도 1년 마다 경신해 바이러스를 앞서갈 방법을 찾고 있다며 “바이러스는 백신, 그리고 우리의 면역체계에서 방법을 찾아낸다. 결국 바이러스가 변이되기 어려운 부분들을 목표로 하는 백신을 설계해야 한다”고 NPR에 말했다.

굽타 박사는 이 과정에 많은 비용이 들 것이며 시간이 걸린다며 “2021년에 ‘이제 끝났다’라고 말하는 해결법은 단 한 가지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823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