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EU 백신 공급난 심해져…사노피, 경쟁사 화이자 1.2억회분 대리생산

조명연합 2021. 1. 29. 00:41

EU 백신 공급난 심해져…사노피, 경쟁사 화이자 1.2억회분 대리생산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한 의료진이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자사 백신이 영국·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도 예방 효과를 보인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출처: 토리노=AP/뉴시스)

백신개발 선두에서 성과 좋지 않아 뒤쳐져…"백신 생산 중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7월부터 자사 공장에서 경쟁사인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미국 화이자 공동개발의 코로나 19 백신을 위탁 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사노피는 지난해 5월 백신 개발 초창기 때 세계 선두에 나서면서 연구 재원을 댄 미국에 먼저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해 자국 프랑스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들었던 제약사다.

그러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긴급사용 승인을 받고 여러 나라서 접종에 들어가던 지난해 말 사노피는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공동으로 진행하던 백신 개발품이 면역 효과가 좋지 않게 나왔다면서 2021년 하반기로 최종 평가를 미룬다고 발표했었다.

경쟁 패배를 자인한 셈인데 한 달 뒤 더 나아가 독일 내 공장시설을 바꿔 화이자 백신을 12월 말까지 1억2500만회 주사분 생산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사노피의 CEO는 "코로나 백신을 하루라도 더 빨리 만들어 보급해야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사노피는 진행 중인 코로나 백신 두 건의 개발을 시일이 걸리더라도 계속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사실 사노피의 화이자 백신 대리 생산은 사노피 자체보다는 유럽연합(EU)에서 높아지고 있는 백신 공급난 우려와 연관이 더 깊다.

인구 4억5000만 명의 EU는 지난 8월 아스트라제네카를 필두로 공급 협상을 적극 벌여 총 20억회 주사분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EU는 영국이 12월8일, 미국이 12월14일 개시한 화이자-바이오테크 백신 접종을 12월27일 늦게 따라한 데 이어 미국이 12월21일 시작한 모더나 접종을 올 1월18일에야 시작했다. 개시 날짜도 늦었지만 미국이나 블럭서 탈퇴한 영국보다 심각한 백신 공급난에 부딪히고 말았다.

화이자는 EU에 당초 계약량 3억회 주사분의 배인 6억회를 2021년까지 공급하겠다고 말해 EU 회원국들을 흐뭇하게 한 지 보름 만인 이달 초 이런 증산을 위한 시설정비 때문에 가동축소가 불가피하고 따라서 한 달 가까이 공급량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통보했다.

그렇지 않아도 유일한 백신인 화이자 백신 공급이 생각보다 적어 불만이던 EU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해 축소 기간을 열흘로 줄였다.

화이자 공급량이 제대로 복구될지 알 수 없던 상황이던 22일(금) 이번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문제를 일으켰다. 영국에 본부를 둔 아스트라제네카는 면역 효율과 데이터 작성에 문제가 많아 미국에는 긴급사용 신청도 못했고 EU에도 1월12일 신청해 29일 최종 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영국서 1월4일부터 접종되기 시작한 아스트라제네카를 1월 말 통과시켜 2월부터 공급 받으면 화이자 물량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EU는 기대하고 있었다. EU로서는 제일 먼저 공급 계약을 치렀던 아스트라제네카는 EU에 최소 3억회를 보장하고 최대 6억회까지 가능하다고 말해왔다.

그런 AZ가 돌연 22일 3월까지의 초기 공급을 크게 줄여야만 한다면서 8000만회 주사분을 60% 줄여 3100만회에 그칠 것이라고 통지한 것이다. EU는 이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25일부터 매일 만나 소송 불사를 경고하고 있으나 27일 회동마저 불확실해진 처지다.

AZ는 가격이 화이자나 모더나보다 훨씬 저렴하고 보관이 용이해 효율 퍼센트가 떨어짐에도 많은 나라들의 기대를 모았다. 최근 소동에 EU는 AZ가 돈을 더 많이 주겠다는 이스라엘이나 영국 쪽으로 물건을 빼돌리고 있다는 의심을 품었다. 이에 EU 밖 물량 전송을 금지하겠다고 위협했다.

한편 미국의 모더나는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보다는 규모가 덜하지만 EU에 3월 말까지 1000만회 공급하는 등 하반기까지 8000만회 주사분을 댈 것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미국서 주로 접종되는 모더나 역시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처럼 EU와의 공급 약속을 저버릴 수도 있다.

다만 미국의 존슨앤존슨 사가 1회 주사의 코로나 백신 개발 완료를 앞둬 2월 EU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2021년 동안 전세계 10억회 공급이 목표이나 더 늘어날 수 있다.

EU에서 접종 개시 한 달 만에 확연히 드러난 백신 공급 문제가 2월 들면 개선될 것인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

[기사출처] : 천지일보(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823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