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 美 영공 폐쇄에 자국 핵무기시설 사찰 잠정 거부

조명연합 2022. 8. 9. 16:23

러시아, 美 영공 폐쇄에 자국 핵무기시설 사찰 잠정 거부

 

 

미국과 러시아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뉴스타트) (출처: 연합뉴스)

 

뉴스타트 조약으로 상호사찰 可
“영공 폐쇄 등 현실 고려 안 해”
“완전한 사찰 다시 실시될 것”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러시아가 미국과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뉴스타트)에 따라 미국이 자국의 핵무기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해 왔던 현장 사찰을 ‘일시적으로’ 거부하겠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BBC, 로이터, 타스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현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찰을 재개하겠다는 미국의 주장 탓에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미국은 러시아가 미국 내에서 사찰을 수행할 권리를 뺏고 일방적으로 자국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인위적으로 검사 활동을 재개하려는 비생산적인 시도를 포기하고 이 분야의 모든 기존 문제를 제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타트는 2010년 2월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실전배치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체결한 협정으로, 지난해 1월 양국 합의로 2026년 2월까지 연장됐다. 이 조약에 따르면, 양국은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제한하고 연간 20회 미만의 상호 사찰을 수행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이 ‘정상적인 항공 연결 중단’과 같은 기존 현실을 무시했다며 사찰 중단 이유를 들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을 포함한 동맹국들은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 항공기가 역내 영공을 통과할 수 없도록 폐쇄했다. 

 

다만 “러시아는 국제 안보와 안정에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서 뉴스타트의 완전한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관련 문제들이 해결되는 대로 이번 조치는 즉각 취소되고 완전한 사찰이 다시 실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중단 발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러시아와 뉴스타트를 대체할 신규 군비 축소 체제를 신속히 협의하자고 제안한 뒤 1주일 만이다. 

 

이에 러시아도 “시간이 얼마 없으니 가능한 한 빨리 협상을 시작해야 할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왔다”고 말했지만, 새로운 협의에 도달하기까지는 까다로운 비준 절차와 긴 협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출처] 천지일보(https://www.newscj.com/article/2022080958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