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하라”… 폭염 뚫고 다시 열린 ‘CBS 왜곡보도 규탄’ 대규모 집회
신천지 신도 1만여명 운집
“살인을 종교탓, 혐오 조장”
적반하장식 보도 사과 요구
“시정 없으면 끝까지 항의”
[천지일보=임혜지, 김민희 기자] “왜곡 보도로 종교 혐오를 조장하는 CBS 노컷뉴스는 사죄하라! 사죄하라!”
10일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 속 전북 전주종합경기장 앞에 운집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신도 1만여명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CBS와 노컷뉴스를 규탄하는 집회 현장은 집회 참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신천지 신도들은 ‘혐오조장 거짓뉴스 CBS 노컷뉴스 폐쇄하라’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억울하게 희생당한 우리 성도 살려내라” “피해자에게 책임 전가하는 CBS 회개하라” “CBS는 유가족에게 사죄하라”고 부르짖었다.
살인사건의 원인을 신천지로 돌린 CBS 노컷뉴스의 계속되는 ‘적반하장’식 보도로 신도들의 분노가 타오르고 있다. 경찰과 전문가 사이에서 잇따라 이러한 보도 행태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나 CBS 측이 아직까지 신천지 측의 정정보도 등의 요청에 ‘묵묵부답’하는 태도로 일관하면서다. 이에 그치지 않고 CBS를 향한 신천지의 시위가 정치적이라는 메시지를 내며 또다시 집회의 의미를 왜곡시키는 모양새다.
신천지예수교회 도마지파 주최로 이날 낮 12시부터 전주종합경기장 일대에서는 1시간가량 ‘CBS 노컷뉴스 폐쇄를 위한 2차 규탄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최근 발생한 신천지 신도 살인사건 관련 CBS 노컷뉴스의 노골적인 왜곡 보도를 규탄하며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 등을 요구했다.
신천지 측은 지난 6월 16일 전북 전주 정읍에서 전 남편이 휘두른 흉기로 신천지 신도 이모씨와 그 가족 등 2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신천지 때문에”라고 보도한 CBS의 책임을 물었다. CBS는 6월 18일자 보도에서 가해자인 전 남편에게 “신천지에 빠져서 자녀와 헤어지게 되자 범행을 저질렀느냐”라는 유도 질문을 하고 “그렇다”는 답변을 받아 피해자의 종교 때문에 살인이 벌어졌단 취지로 보도했다.
◆“CBS, 국민과 신천지 모두에 사과해야”
신천지 도마지파 신도들은 성명을 통해 “CBS 노컷뉴스는 살인의 책임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돌리고 종교문제인 것처럼 몰았다”며 “이렇게 한 이유는 살인범에게 쏟아질 비난을 종교 탓으로 몰아서 신천지 혐오를 일으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입장문과 성명서를 내고 CBS 노컷뉴스 보도를 강력히 규탄하고 대규모 집회까지 열어 고인과 유족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지만, CBS 노컷뉴스 측은 반성이나 사과 없이 음해성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CBS 노컷뉴스는 왜곡 보도와 종교 혐오 조장을 멈추고 고인과 유족뿐 아니라 국민과 신천지 신도 모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상 도마지파장은 CBS 노컷뉴스가 일방적으로 신천지에 대한 악의성 보도를 이어간다면 끝까지 항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보도에 대한 항의서한을 가지고 갔지만, 누구 하나 나와서 받는 사람도 없이 외면했다”며 “정당하다면 왜 숨어서 나오지 않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파장은 “우리의 요구는 명확하다. CBS와 노컷뉴스 책임자와 담당 기사를 쓴 기자는 억울하게 희생당한 고인과 신천지 전 성도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재발 방지 대책으로 앞으로 이런 혐오 뉴스를 양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폐쇄돼야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일반시민도 “CBS 보도, 편파적” 비판
머리에 ‘강력규탄 CBS 노컷뉴스’가 쓰인 붉은 모자를 쓴 신도들은 “10년이 넘도록 참아왔다”며 “CBS 노컷뉴스로 인해 신앙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살아왔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이번에는 반드시 사과를 받아내고 말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이정순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교회 성도들이 다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CBS의 편파적 보도 때문에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 잡으려고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강산(70, 남)씨는 “CBS가 그동안 내가 애정을 갖고 다니는 교회에 대한 비방 보도를 일삼더니 살인까지 정당화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며 “평화의 기독교 방송이 정녕 맞는지 눈을 의심했다. 하늘이 벌을 내릴 것이다. 신천지에 대한 음해 보도를 제발 멈추라”고 호소했다.
조재근(26, 남)씨는 “중립을 지켜야 할 언론이 공정한 보도를 하지 못하고 혐오적인 시각에서 보도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송지연(59, 여)씨는 “대한민국은 종교의자유가 있는 나라지만 내 딸은 신천지 교회 다닌다는 것이 밝혀져서 직장 내에서 왕따를 당하고, 한밤중에 피습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며 “언론의 영향력이 큰데 일방적인 보도는 혐오를 조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가는 그간 종교 혐오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해도 늘 방관했다. 종교 혐오로 인한 피해에 대해 국가가 원인 제공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회 인근을 지나는 시민 사이에서도 CBS 노컷뉴스의 보도가 편파적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해당 기사를 봤다는 시민 송모(49, 남)씨는 “기독교 언론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잔혹한 살인범을 옹호하는 듯한 보도를 하고 죄를 피해자에게 뒤집어씌우는 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기사를 작성한 전북 CBS 노컷뉴스 측은 신천지 측의 요구에 계속해서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교회 관계자는 전했다. 본지는 CBS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 일대에 2개 중대, 107명의 경찰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집회는 1시간여 만에 평화롭게 끝이 났다.
[기사출처] 천지일보 (https://www.newscj.com/article/202207105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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