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오미크론에 고개 드는 ‘엔드게임’ 전망

조명연합 2022. 1. 6. 01:07

대유행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오미크론에 고개 드는 ‘엔드게임’ 전망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쌀쌀한 날씨를 보인 14일 오전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핫팩으로 손을 녹이고 있다. 한편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567명으로 집계됐다. 위중증 환자 수는 906명, 사망자 수는 94명으로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천지일보 2021.12.14 

[천지일보=이솜 기자] 비록 오미크론이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었으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결국 끝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등 스위치를 끄는 것과 같지는 않을 수 있다. 먼저 우리는 사라지지 않는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성이 다른 변이들에 비해 약하다는 조사 결과가 연이어 나오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다른 변이에 비해 호전적이지만 감염성이 큰 오미크론은 확진자 수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있으며 세계는 다시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처음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다.

백신은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질병으로부터의 보호를 제공하며, 항상 가벼운 감염을 예방하지는 못한다. 오미크론은 이전 변이들보다는 치명적이지 않아 보이지만 오미크론에 걸렸다가 회복한 사람들은 여전히 다른 형태의 유행하는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보호를 받게 된다.

예일대 공중보건대학원의 감염병 전문가인 알버트 코 박사는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최근의 변이는 우리 정말로 엔드게임(end game, 최종전)에 대해 진지하지 않다면 어떤 일이 계속 벌어질지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코로나19는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며 “우리는 결코 코로나19를 근절하거나 제거할 수 없으므로 우리의 목표를 정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신화/뉴시스] 12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애매한 팬데믹 종식… “일부 지역선 여전히 유행하고 있을 것”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느 시점에 코로나19의 팬데믹이 공식적으로 끝났음을 선언하기 위해 입원 및 사망을 억제한 시기를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WHO이 코로나19 대유행 종식을 선언할 때에도 세계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스티븐 키슬러 미국 하버드대 챈보건대학원 면역학및감염병학과 교수는 AP통신에 “(팬데믹과 엔데믹; 풍토병)차이가 모호하다”며 “(풍토병 전환은) 코로나19 확진자를 다루는 데 수용 가능한 안정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오미크론 유행은 우리가 아직 그곳(풍토병 전환)에 도달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독감과 같이 코로나19도 풍토병인 지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감과 코로나19를 비교하자면 지난 2년간 미국에서 코로나19 관련해서는 80만명이 숨졌으며 독감으로는 평균 연간 1만 2천~5만 2천명이 사망한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모두 나온 상황에서 세계가 얼마나 계속되는 코로나19 질병과 사망과 씨름할지는 이제 과학이 아닌 사회적 문제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미국은 새로운 일상으로 가는 길에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팬데믹 초기와 같은 봉쇄 없이도 오미크론의 위협을 해결할 수 있는 백신 추가접종, 치료제, 마스크 등 도구들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는 초기에 가장 전염성이 강한 것이 명백하다며 무증상 확진자에 대한 자가격리 기간을 5일로 단축했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란 무엇일까. AP통신은 현재 인도 상황을 사례로 들었다. 인도 남부 크리스천 메디컬 칼리지의 바이러스학 학장을 지낸 T. 제이콥 존 박사는 최근까지 매일 보고된 감염자 수가 6개월 동안 1만명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인도에서는 초기 델타 변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너무 커 계산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오미크론은 이제 다시 확진자 급증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인도는 이번 달 일선 근로자들을 위한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출시할 계획이다. 존 박사는 독감이나 홍역과 같은 다른 풍토병들과 마찬가지로 오미크론이 지나간 후에도 코로나19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안=신화/뉴시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2일 시민들이 시내 이동 검사센터를 찾아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2022.01.02 

 

◆코로나와 싸우는 면역 기억 세포… “우리는 2019년의 인류 아냐”

많은 전문가들은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건강 상황, 백신 접종 상태, 이전의 감염 여부에 따라 감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 새로운 변이는 계속 생겨나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면역체계는 코로나바이러스를 계속해서 인지하고 맞서 싸울 수 있게 될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의 면역학자 알리 엘베디는 이전에 만났던 세균을 기억하고 다층적으로 방어벽을 만드는 신체의 놀라운 능력에서 희망을 찾았다고 AP에 전했다.

골수에서 몇 년 동안 사는 B세포(Memory B cell, MBC)는 같은 병원체가 재감염했을 때 ‘면역 기억’을 바탕으로 중화 항체를 생성하는 면역세포 중 하나다. B세포는 배중심(胚中心)이라고 불리는 면역 체계 훈련소에서 면역 기억을 훈련 받고 항체를 복제하는 것 이상을 배운다. 최근 새로운 연구에서 엘베디 박사팀은 화이자 백신 접종이 훈련소에서 상사 역할을 하는 ‘T 헬퍼 세포’를 활성화시켜 바이러스가 얼굴을 바꾸더라도 효과가 있을 수 있는 더 다양하고 강력한 항체의 생산을 촉진했음을 발견했다.

엘베디 박사는 집단면역의 기준이 높아져 돌파감염 등이 불가피하게 지속되고 있으나 다음 변이가 무엇이든 심각한 질병, 입원, 사망률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2019년 12월에 있었던 인류가 아니다”라며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가뭄이 심해지며 산불이 숲을 휩쓸고 지나갔다고 생각해보라. 그 상황이 2020년이었다”라며 “지금은 오미크론 유행 중에도 땅이 완전히 건조하진 않다. 충분히 물기가 있는 땅도 아니지만 지금은 산불이 퍼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엘베디 박사는 팬데믹이 끝난 후 누군가가 코로나19에 걸리면 2~3일간만 집에 머물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이(자신이 예견한) 상황이 엔드게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38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