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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문화는 어떻게 세계를 장악했나… 돋보기 들이댄 외신들

조명연합 2021. 11. 5. 03:39

韓문화는 어떻게 세계를 장악했나… 돋보기 들이댄 외신들

 

세계 주요 외신들이 한국 문화의 저력을 분석하는 기사를 연달아 내고 있다. 왼쪽 위부터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포린어페어스, 이코노미스트. (출처: 각 매체 온라인 기사 캡처) 

NYT·FT 등 주요 외신들
K소프트파워 저력 집중 탐구
“韓문화 세계 어디서든 보여”
中·日 못한 방식으로 주류 선점

“韓, 서구 문화 소비자에서
문화 수출 강대국으로 변신”
기술·감성·타이밍 박자 맞아
“한국서 팔리면 세계서 팔려”
K컬처 배포할 자체플랫폼 必


[천지일보=이솜 기자] “BTS에서 오징어게임까지 한국은 어떻게 문화 거물(Cultural Juggernaut)이 됐나”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한국을 더 강하게 만드는가” “한국의 문화침공”

최근 세계적 한국 문화 현상을 다룬 외신 기사들의 제목이다.

한국은 획기적인 문화 수출에 있어서 오랫동안 실적이 좋지 않았다. 수십년 동안 한국의 명성은 LG, 현대 같은 회사의 자동차와 휴대전화로 정의됐다.

이젠 한국의 문화가 전 세계에서 광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차트 1위를 차지한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 사이에 한국의 문화는 갑자기 삼성의 스마트폰처럼 지구촌 어디서나 볼 수 있게 됐다.

이에 최근 세계 주요 외신들도 한국 문화 현상과 소프트파워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달에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지난달에는 프랑스의 대표 뉴스통신사 AFP와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이 한국의 문화 현상에 대해 대서특필했으며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와 미국의소리(VOA) 등은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한반도 사정에 미칠 영향력을 분석하기도 했다. 미 경제전문지 블룸버그는 수시로 한국의 문화 현상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전망해 올리고 있다.

 

◆“제작자들, 수년간 해외 콘텐츠 연구”


한국 문화 현상의 폭발적 성공은 하룻밤 사이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드라마 겨울연가와 아이돌 그룹 빅뱅, 소녀시대 등은 아시아와 그 이상의 시장을 정복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역시 세계적으로 히트곡이었으나 지금과 같은 세계적 현상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빈부격차를 극명하게 부각시킨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수상한 것은 작년이었다. 비록 한국에서는 수년 동안 비슷한 작품이 나왔음에도 전 세계 관객들은 작년에서야 이를 진지하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3일(현지시간) NYT는 과거 한국이 제조 능력을 키우기 위해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빌린 것과 같은 방식으로 한국 감독과 제작자들은 수년간 할리우드와 다른 엔터테인먼트 거점을 연구해왔다고 전했다. 여기에 독특한 한국적 느낌을 가미하고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일단 지리적 장벽을 허물자 한국은 서구 문화의 소비자에서 오락의 거물이자 주요 문화 수출국으로 변모했다는 설명이다.

버니 조 DFSB 콜렉티브 대표는 2일 FT에 “이는 단지 문화적인 순간이 아니다”라며 “20년이 넘는 기간에 만들어진 성공 스토리”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몇 년간 80편의 한국 영화와 TV쇼를 선보였는데 지난 1일 기준 세계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 10개 중 3개가 한국 드라마다. 넷플릭스는 지난 5년 동안 한국 콘텐츠에 7700억원을 지출했으며 2021년에만 5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게임 부문을 포함해 2019년 한국 엔터테인먼트 사업 매출은 1070억 달러에 달했다.

10월 30일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정규 1집 타이틀곡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는 전날 오후 11시 49분께 유튜브에서 조회수 5억회를 돌파했다. 공개된지 약 1년 1개월 만이자 블랙핑크 통산 11번째 5억뷰 영상이다. (출처: 블랙핑크 트위터) 


◆표현 자유·온라인 환경 영향


한국의 문화 생산은 반도체와 같은 주요 수출품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하지만 측정하기 어려운 종류의 영향력을 줬다고 NYT는 분석했다. 지난 9월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한류’를 포함해 26개의 새로운 한국어 기원의 단어들을 추가했다.

관측통들은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훨씬 더 큰 이웃국가들이 하지 못한 방식으로 한국이 어떻게 세계 주류로 진입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NYT는 한국이 문화 강국으로서 중국의 영향력을 능가한다며 같은 종류의 영향력을 얻기 위한 중국 정부의 비효율적인 캠페인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비교를 할 때 세계가 한국의 콘텐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데는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TV에서 콘텐츠가 방영되기 위해서는 선별된 수의 국영 방송사들의 통제 아래 콘텐츠가 검열되지만 넷플릭스나 유튜브는 덜 엄격한 제한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문화 콘텐츠를 이긴 비결로는 수출지향적인 콘텐츠와 신기술의 도입이 꼽힌다.

한미경제연구소의 권용은 FT에 일본의 불행은 너무 일찍 정점에 도달했다는 점이라며 “일본의 문화적 순간은 비디오 카세트 시대에 일어났다. 한국인은 유튜브가 있었고, 경쟁은 없었다”고 말했다.

케이팝 역시 디지털에 정통한 팬들과의 한국 특유의 공동체 팬 의식이 조화를 이뤘다는 분석이다. 그는 “타이밍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며 “한국 팬 문화는 유튜브 문화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한국의 ‘문화적 순간’은 이를 세계에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과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기생충’은 가족 모두가 백수로 살 길이 막막해진 기택(송강호) 가족이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영화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 2020.1.14

 

◆“사회성 짙은 신파가 통했다”


한국이 전쟁, 독재, 민주화와 같은 급속한 경제 성장의 소용돌이를 겪는 가운데 제작자들은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에 대한 예리한 안목을 갖게 됐고, 이는 종종 사회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대부분의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소득 불평등, 이것이 야기한 절망과 계급 갈등 문제들에 바탕을 둔 대사를 가지고 있으며 감정적으로 풍부한 상호작용 즉 ‘신파’가 넘쳐난다는 분석도 나왔다.

FT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부상은 자동차나 가전제품과 같은 제조업 분야에서의 한국의 성공신화를 만든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며 ▲적극적인 국가의 참여 ▲해외 문화를 흡수·발전시키려는 의지 ▲병적으로 수출 지향적 사고방식을 꼽았다.

FT는 또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숙제로 넷플릭스나 애플뮤직과 같은 해외 플랫폼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서 스스로 세계 제작자로 부상할 수 있도록 자체 플랫폼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점을 제안했다.

넷플릭스의 경우 한국 제작사에 마진을 10~15%만 주고 지식재산권을 모두 가져가고 있어 오징어게임의 엄청난 성공에도 가장 많은 수익을 얻는 것은 넷플릭스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히트작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사랑의 불시착’ ‘스위트 홈’의 장영우 공동제작자 겸 공동감독은 NYT에 최근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 성공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리즈에도 많은 시청자들이 몰려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한국에서 팔리면, 세계적으로 팔립니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18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