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년 전 중국엔 무슨 일이… 우한 봉쇄 전 25일간의 재구성

조명연합 2021. 1. 1. 00:31

1년 전 중국엔 무슨 일이… 우한 봉쇄 전 25일간의 재구성

 

 

[우한=신화/뉴시스]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3월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해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 작업을 점검한 후 화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중국 정치적 판단에 바이러스 세계로 빠져나가”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우한 봉쇄를 실시한 작년 1월 23일의 훨씬 전부터 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인지했지만 정치적 이유 등으로 대처를 늦게 해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지게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2월 30일(현지시간) 중국 정부 문서, 내부 자료, 인터뷰, 연구 논문 등을 바탕으로 우한 봉쇄 전 25일 간의 기록을 재구성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1월 19일. 사스 영웅으로 알려진 중난산 공정원 원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고 우한으로 향했다. 중 원사가 우한을 다녀가고 나흘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우한을 봉쇄했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유출돼 전 세계 170만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간 대유행을 막기엔 너무 늦은 조치였다.

첫 번째 경보는 봉쇄 25일 전인 12월 30일에 울렸다. 이날 우한의 의사들이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들을 발견한 후 시 당국은 병원들에게 유사한 사례들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정책에 따라 병원들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환자들을 보고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보고하지 않았다.

그날 밤 늦게 중국국가보건위원회는 의료 전문가들에게 우한에 가 조사를 하라고 급히 지시를 내렸다. 몇 시간 후 의료 뉴스 서비스인 프로메드는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세계 보건 전문가들에게 우한의 상황에 대한 공지를 발행했다.

12월 31일. 비전메디칼은 중국 의학 아카데미에 자료를 보내고 우한보건위원회에 경고하기 위해 최고경영자를 파견했다. 당시 우한 정부는 시내 병원에서 특이한 폐렴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전염 가능성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와 동시에 국가보건위원회(NHC)는 사설 실험실에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견본을 폐기하거나 넘겨주라고 요구했으며 관련 연구 결과는 승인을 받은 후 발표하도록 했다.

이러한 제한에도 과학자들은 국경을 넘어 계속 정보를 공유했다. 중국 과학자들과 민간 연구소는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인하고 중국 당국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기 몇 주 전에 유전자 지도를 만들었다. 과학자들은 그들의 동료들에게 경종을 울리려고 노력했고, 어떤 경우에는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경고를 하기도 했다.

아이오와 대학의 스탠리 펄먼 교수는 1월 4일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의 소문에 대해 중국 동료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즉시 암호화된 앱으로 바꾸라는 요청을 받았다. 펄먼 교수는 중국 동료가 바이러스의 염기 서열을 알아냈다며 “그것은 코로나바이러스며 여전히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공개되지 않고 있다. 뭔가 어두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몇몇 다른 중국 연구소들처럼, 상하이 공중보건 임상센터의 수석 바이러스 학자인 장용전 교수와 그의 팀은 바이러스의 유전 암호를 해독했고 그것이 전염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1월 5일. 장 교수 연구진은 바이러스 염기서열을 마친 후 상하이 지도자들과 베이징 보건 관계자들에게 공공장소에서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내부적으로 경고했다.

장 교수는 “우리는 진실을 말했다”며 “그러나 아무도 우리의 말을 듣지 않았고, 그것은 정말 비극이었다”라고 회고했다.

고위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인간들 사이에서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1월 8일. 가오 푸 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미국측 상대인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과의 통화에서 그 위험을 알아차린 후 감정이 격해졌다. 그러나 각국의 정치에 얽매여 있는 레드필드 국장과 가오 본부장 모두 국민들에게 경종을 울리지 않았다.

1월 9일. 중국 정부는 새로운 질병이 코로나바이러스임을 확인했으나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잠재적인 위험을 과소평가했다.

1월 11일. 장 교수는 오랜 연구 파트너인 에드워드 홈즈 교수로부터 정보 공유를 요청 받았다. 장 교수는 당국을 불쾌하게 하는 위험을 감수하며 정보를 공유했고, 즉시 그 자료는 바이러스학 웹사이트에 공개됐다.

당시 중난병원은 24시간 병원과 격리병동을 개설했는데 순식간에 병원이 초토화됐다. 중난병원은 “질병의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는 내용의 보고서 세 건을 제출했지만 당국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1월 14일. NHC는 중국 전역의 의료 관계자들을 소집해 바이러스 예방책을 제시한 화상회의를 열었다. 63페이지에 달하는 내부 지침에는 ‘이 사례들 중 인간 대 인간 전염의 경우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1월 중순, 시 주석은 24명의 고위 관리들과 회의를 주재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당시 시 주석은 공산주의 가치를 주입하려는 캠페인과 1월 15일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등 다른 문제들에 집중하고 있었다.

당시 홍콩 국경 바로 건너편에 있는 선전의 한 병원에서도 확진자들이 발생했다. 1월 16일. 광둥성 병원과 보건 관계자들은 긴급회의를 열었다. 정치 역학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광둥성과 저장성은 후베이성 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강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1월 18일.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국장이자 중국 의료 관료들의 최고 권력자인 마샤오웨이 박사는 중 원사에게 우한에 가 조사를 이끌도록 지시했다. 세 번째 우한에 간 중 원사와 전문가들은 여전히 ‘이번 질병은 감당할 만 하다’는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수천명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3일 후 중국은 571명의 확진자만 발표했다. 중국 남서부에 머물고 있던 시 주석은 베이징에 돌아와 인구 1100만명의 우한을 폐쇄했다.

12월 말에 나온 초기 연구에 대한 기사와 SNS 글들은 모두 삭제 됐다. 바이러스 염기서열을 공개한 장 교수의 연구 센터는 제재를 받았다.

한 초기 연구는 중국 정부가 1월 23일이 아닌 그 일주일 전에 봉쇄 조치를 취했다면 중국이 총 확진자 수를 66% 줄이고, 3주 전에 조치가 행해졌다면 확진자 비율을 95%까지 떨어뜨릴 수 있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NYT는 “정치는 대유행을 규정짓는 긴장 속에서 과학을 방해했다”며 “중국의 늑장 대응은 전 세계에 바이러스를 퍼트렸고 투명성, 공공보건과 경제를 둘러싼 과학자와 정치 지도자간의 싸움을 예고했다”고 지적했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814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