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 전쟁 남일 아냐”… 대만 ‘中 침공’ 대책 마련 부심

조명연합 2022. 3. 19. 00:14

“우크라 전쟁 남일 아냐”… 대만 ‘中 침공’ 대책 마련 부심

 

 

[가오슝=AP/뉴시스] 지난 1월 6일 대만 남부 가오슝에서 대만 육군 보병 훈련사령부의 모의 시가전 훈련이 열려 장갑차들이 진입하고 있다.

러 기밀문건 “中 가을 침공”

대만 정부 軍 시스템 재정비

예비군 훈련 확대·강화시켜

의무 훈련 기간도 연장 검토


[천지일보=이솜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3주를 넘긴 가운데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침공을 강행할 수 있다는 위협도 고조되고 있다.

이번주 대만 예비군 중 400여명은 대만 정부가 전투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이달 도입한 14일간의 엄격한 훈련 일정에 참가했다. 1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이에 대해 대만이 중국의 침략 가능성에 대한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중국의 침공에 대한 우려는 최근 더 커졌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과 대만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이 비교되는 양상이다. 러시아의 침공 전부터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됐었다.

지난 16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을 무력으로 장악하는 방안을 고려했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러시아 인권운동가가 올린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기밀 보고서를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 FSB 보고서는 시 주석이 이번 가을 대만 침공을 염두에 뒀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필요하다면 무력으로 2400만 인구의 자치 섬과 ‘재통합’하겠다고 거듭 밝혔으나 이번 러시아 사태와의 유사점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번달 대만의 군사훈련 강화는 이미 중국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으며, 중국의 대만 사무국은 이를 두고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대만 군복무 제도 연장안 검토

중국 관영매체들은 지난 몇 달 동안 중국군이 대만 인근에서 전투준비훈련을 실시해 왔으며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군용기를 정기적으로 투입하고 대만해협 주변에서 합동 공중 및 해상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정부 역시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비를 배정하고 향후 5년간 87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하기로 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대만 군대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10분의 1도 안 되지만, 필요할 경우엔 100만명 이상의 예비군을 소집할 수 있으며 또한 자원 봉사 전문직 병력 16만명을 모아 군 병력의 규모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들 예비군이 중국의 침공 시 대만 방어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며 러시아군이 침공했을 때 정부가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일반인들을 무장시킨 우크라이나와 유사하다고 봤다. 차이 총통은 지난 12일 훈련 시찰에서 “국가의 수호를 위해서는 국제적 응원과 협조 외에 전 국민이 일치단결해야 한다는 것을 최근 우크라이나 정세가 증명했다”며 “예비군이라면 그들의 고향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법규에 따르면 19~36세 모든 자격이 있는 대만 남성들은 의무 군사 훈련을 4개월간 받아야 한다. 이 훈련을 마치면 일부는 이번주 14일간의 예비군 훈련과 같이 추가 훈련을 받는다.

대만은 자국의 예비군이 육해공군에 어떻게 배분될지 밝히지 않고 있으며, 다만 전문 분야에 따라 예비군이 소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새로운 훈련 체제는 예비군들이 전투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두려움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나, 군사 전문가들은 의무 훈련 기간이 더 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옌팅 전 대만 공군 부사령관은 CNN에 “의무훈련 기간 4개월은 너무나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여야를 초월한 다수의 의원들 역시 실행 가능한 예비군 구성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대만의 의무 훈련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국민당의 우즈화의 의원은 의무 훈련 기간을 1년으로 다시 늘려야 한다고 했다. 대만은 과거 2년 병역 의무가 있었지만 2008년 복무 기간을 1년으로, 2018년부터는 4개월로 단축했다. 제4당인 시대역량당도 여성들을 비전투 훈련 프로그램, 특히 군사 물류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대만 총통실은 당국이 의무군사훈련을 연장해야 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CNN에 전했다.

장 전 부사령관은 의무훈련기간을 1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며 “우리는 징병 기간 연장을 포함해 군사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에 본부를 둔 글로벌 연구소의 마이클 콜 선임연구원도 대만이 군사력을 강화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무력을 사용했다고 시진핑이 내일 대만을 침공하진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독재 정권이 민주주의 국가에 대해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계산법과 그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아무리 희박하다 해도 분명 있다”고 설명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작년 11월 18일 대만 남서부 자이 공군기지에서 개량된 F-16V 전투기 64대 취역식이 열린 가운데 조종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뉴시스)

◆우크라이나와 처지 다른 대만

중국 정부는 대만과 우크라이나간의 비교를 거부하고 있으며, 주미 중국대사는 이번주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를 통해 대만과 우크라이나를 비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물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과 중국의 대만 침공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우크라이나와 달리 대만은 섬나라로, 이는 중국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수륙양용 공격을 감행해야 함을 의미한다. 대만은 불과 100㎞ 떨어져 있는 일본과의 물리적인 근접성 때문에 인근 지역의 반발도 이끌어 낼 것이다.

또한 대만은 스마트폰부터 자동차까지 모든 장비를 구동하는 반도체 칩의 세계적인 공급처로 전 세계에도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통해 대만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장 전 부사령관은 “우크라이나에서 얻은 교훈은 분명하다”며 “우리는 자신의 나라를 지킬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