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 종전 가능성 희박… 美, 러와 직접 협상해야” WP

조명연합 2022. 3. 12. 02:14

“우크라 종전 가능성 희박… 美, 러와 직접 협상해야” WP

 

 

[마리우폴(우크라이나)=AP/뉴시스] 지난 6일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군인들이 사람들에게 물을 나눠주고 있다. 2022.03.06. 

WP, 美 행정부 관리, 외교관, 전문가 17명 인터뷰

바이든 정부, 침공 3주째 접어들며 새 과제 직면

"푸틴, 서방 잇단 제재 정권 붕괴 위협 느낄수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뚜렷한 결론 없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치·외교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목표를 수정하지 않더라도 미국과 주요 서방 국가들이 푸틴과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 행정부 관리와 외교관, 정책 입안자 및 전문가 17명과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바이든 행정부와 주요 동맹국은 이번 분쟁이 뚜렷한 종지부를 찍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WP에 따르면 2주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만해도 서방은 러시아가 쉽고, 빠르게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쟁이 3주째로 접어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 상황을 어떻게 통제할 지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미 고위 관리들에 따르면 미국의 전략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핵보유국인 러시아와 직접적으로 대치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실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확전 가능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크라이나는 물론 주변의 유럽 국가들도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어린이 37명을 포함해 민간인 516명이 숨졌고,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미군은 같은 기간 러시아군도 5000~6000명 사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럽 외교관은 WP에 "이러한 상황이 계속 될수록 러시아가 패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부터 지금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주요 동맹국에게 푸틴을 제재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을 장려했지만, 이는 러시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제재 위협에 의존했는데 이 같은 억지력이 실패하자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를 동결하는 등 경제적인 제재 조치를 계속 강화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공식 석상은 물론 비공식 석상에서도 러시아의 정권 교체에는 관심이 없다고 강조해왔지만, 푸틴은 이 같은 제재 조치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 중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에서 자신의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특히 푸틴은 자신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려는 미국의 시도에 대해 오랫동안 두려움을 가져왔다.

서방 지도자들은 이에 대해 엇갈린 메시지를 내고 있다. 조셉 보렐 유럽 외교정책 대표는 "이번 제재가 러시아의 정권교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대변인은 "이 조치는 사실상 푸틴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도 미국은 현재 러시아와 사태 해결을 위한 직접적인 접촉에 나서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현재 러시아가 진지한 외교를 하려는 기류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목표를 수정하지 않더라도 러시아와 직접적인 협상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치학자인 사무엘 차랩은 "푸틴이 물러나거나 자신의 목표를 바꿀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최근의 제재 조치들로 만들어진 지렛대를 활용해 러시아와 직접 협상을 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제레미 샤피로 유럽외교관계위원회 연구원은 "러시아는 프랑스와 터키, 이스라엘, 우크라이나와 마주앉아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평화 협상은 폭력을 제한하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기사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58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