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이 온다③] 英·美도 “빠르게 치고 끝난다” 징후… 한국은?

조명연합 2022. 1. 25. 00:48

[오미크론이 온다③] 英·美도 “빠르게 치고 끝난다” 징후… 한국은?

 

 

[케이프타운=신화/뉴시스] 지난 9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입법 수도인 케이프타운의 해변에서 사람들이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코로나19가 처음 발발했을 때와는 달리 이번 오미크론 변이는 남아프리카에서부터 보고돼 미국과 유럽을 휩쓸고 있다. 전염성이 이전의 어떤 변이보다 훨씬 크다는 특성 때문에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오미크론의 유행은 시간문제다.

한 국가에서 오미크론 유행은 얼마나 오래가며 치명적일까. 남아프리카와 우리의 상황을 비교해도 될까.

◆8주 만에 유행 끝난 남아공

작년 11월 말부터 오미크론이 무서운 속도로 퍼지면서 남아프리카는 전 세계적인 불안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오미크론은 며칠 만에 정점을 찍었고 세계는 금방 남아프리카에서 눈을 돌렸다. 남아프리카의 연구원들은 세계가 오미크론에 대해 처음 들은 지 8주 만에 감염률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12일 신규 확진자 수가 3만 7875명에 달했던 남아공에서는 20일 3960명을 기록하며 거의 10분의 1로 줄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4차 유행은 주민들의 삶에 거의 지장을 주지 않고 끝났다.

미국 CBS방송은 대유행 기간 동안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와 프리토리아를 포함한 가우텡 지방의 병원에 있는 코로나19 병동을 추적한 결과를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비교. 작년 12월 12일 신규 확진자 수가 3만 7875명에 달했던 남아공에서는 약 6주 만인 20일 3960명을 기록하며 거의 10분의 1로 줄었다. (출처: 월드오미터 사이트 캡처) 


6개월 전 델타 변이가 유행했을 때 이 병원은 코로나19 환자로 압도당했다. 중환자실과 침대와 산소가 바닥나 사망률은 치솟았다. 그러나 오미크론 유행 때는 완전히 다른 병원처럼 보였다. 산소가 필요한 환자도 거의 없었고 직원들도 부담이 훨씬 줄었다. 한 간호사는 “델타 때와는 달리 이제 사망자 수를 손으로 셀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전문가인 샤비르 마디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이전 감염 사례와 결합돼 남아공의 집단 면역력을 높여줬고 이는 4차 유행 중 중증 질병과 사망률을 극적으로 감소시킨 결과를 낳았다고 진단했다. 마디 교수는 “오미크론 파동은 현재 대유행 이후 남아공에서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중 5% 미만을 차지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변이가 등장할 수 있지만 엄청난 사망자 수를 가진 전염병의 급성 국면은 이미 끝났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델타 유행 때와 같은 재앙은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다.

 

[뉴욕=AP/뉴시스] 작년 12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영국·미국 뉴욕도 남아공 비슷… 유럽 국가들 주목

다른 국가들도 남아공과 같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고소득 국가에서는 인구 연령과 면역력 차이를 주목하며 남아공 데이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남아공은 이전 유행에서 아주 큰 대가를 치른 적이 있다. 전체 인구가 6천만명도 안 되는 이 나라에서는 약 9만 4천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수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다만 남아공 다음으로 오미크론이 유행했던 영국에서도 최근 며칠 동안 감염이 급격히 감소하고 사망률이 줄면서 빠르게 확산세가 잦아들고 있다는 징후가 나온다. 빠르게 오르고 빠르게 내려가는, 남아공과 같은 ‘얼음송곳’ 모양의 유행 형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다. 영국에서도 과학자들은 곧 코로나19가 전염병이라기보다는 독감과 같은 풍토병으로 불릴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미국에서 오미크론으로부터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 중 하나인 뉴욕시에서도 최근 확진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뉴욕에서의 데이터 궤적이 남아공과 영국과 흡사해 최근 남아공에서 나온 희소식이 적어도 미국에는 좋은 뉴스의 전조가 될 것이란 희망이 커진 상황이다.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이번 달 초 “전국적으로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증했으나 이 숫자는 그만큼 빨리 감소할 것”이라며 지금의 유행이 “뾰족하게 치솟았다가 빨리 수그러드는 송곳(ice pick)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앞으로 프랑스와 독일 등 대유행 이후 최악의 확진자 수가 나오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사례가 오미크론의 성격을 더 정확히 증명해 줄 예정이다. 남아프리카와 영국, 미국에 이어 인구 연령과 백신 접종률이 높은 유럽 국가에서도 비슷한 유행 궤도가 나온다면 한국 역시 ‘빠르게 치고 끝난다’는 오미크론 유행의 장밋빛 전망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43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