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기만 해도 전염”… 델타 공포에 ‘백신 빈국들’ 빗장 닫는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순간적인 접촉에도 쉽게 감염될 수 있으며 백신 접종을 가속화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한 백신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가능성이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인도에서 처음 검출된 델타 변이는 적어도 92개국에서 확인됐으며 특히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취약계층에게 위협이 되는 바이러스로 꼽히고 있다.
델타 변이가 신규 확진자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영국에서 진행된 연구는 이전에 지배적이었던 알파 변이보다 델타의 전염성이 약 60%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입원 위험이 더 클 수 있으며 특히 1회 접종 후 백신에 대한 내성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
27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리즈 의과대학의 스테판 그리핀 박사는 “이는 인구가 면역에 가까워질 때까지 모든 것을 백신에 거는 문제”라며 “전염성이 높은 변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높은 접종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델타 변이가 얼마나 쉽게 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시드니 실내 쇼핑센터의 CCTV 영상을 바탕으로 호주 보건당국은 사람들이 서로 지나다니는 사이 약 5~10초의 ‘깜짝 놀랄 정도로 순식간에’ 전염된 사례가 적어도 2건이라고 밝혔다.
당시 시드니에서는 마스크 착용 규제가 시행되지 않았고 호주 인구의 5% 미만이 백신 접종을 한 상태였다. 시드니와 일부 주변 지역은 지난 26일 델타 변이의 확산을 막기 위해 2주간 엄격한 봉쇄에 들어갔다.
델타 변이가 상당한 전염성을 가지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과학자들은 아직 그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사람들도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다른 안전 조치들을 계속 시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인구의 약 55%가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이스라엘은 델타 변이 확진자의 급격한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 규제를 다시 적용했다. 델타 변이 확진자는 지난 주 두 명의 학교 발병을 시작으로 현재 4배 이상 늘었다.
그리핀 박사는 “변이에 노출되기 전에 면역 장벽을 쌓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며 “그렇게 하면 코로나19가 발병하더라도 감염 재생산지수(R)를 높이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우리가 아직 보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백신 접종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신 부국들은 규제 완화… 접종률 낮은 국가들은 속속 봉쇄
델타 변이의 확산세에도 백신 접종률이 높은 부국들은 규제를 완화하는 양상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실내 식사 제한을 완화했고 스페인은 실외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하는 규제를 중단했다. 벨기에는 8인 모임과 숙박을 허용하고 스위스 역시 대부분의 제한이 풀렸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35%가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독일은 지난 주말 포르투갈을 바이러스 변이 지역으로 선포하고 독일 국적자와 주민을 제외한 대부분의 입국자 출입을 금지하고 2주간의 강제 격리 조치를 내렸다.
포르투갈 당국에 따르면 현재 리스본 지역에서 델타 변이가 확진자의 70% 이상을, 전국 사례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남부 알가르브 지역은 감염 재생산지수(R)가 1.34로 늘었다.
포르투갈은 지난 주 리스본가 알부페이라에 있는 식당에 더 일찍 문을 닫도록 하는 조치를 포함해 엄격한 규정을 부과했다. 포르투갈 인구의 백신 접종률은 약 30%다.
보건 전문가들은 8월 중순쯤이면 그리스에서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될 것이라면서 백신 접종율이 낮은 지역에서는 여름에 엄격한 현지 봉쇄가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탈로니아를 포함한 몇몇 스페인 지역에서는 이미 델타 환자가 20%나 발생했으며 지역 보건당국은 2~4주 내 델타 변이가 우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럽을 넘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는 라마단 말 수백만명이 이동한 후 자카르타 등에서 확산세가 폭증하며 매일 2만 1천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태국은 수도의 고급 클럽에서 시작된 유행을 막기 위해 28일부터 방콕 식당과 건물 부지, 집회 등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다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웃 말레이시아에서는 무히딘 야신 총리가 한 달간의 전국 봉쇄가 무기한 계속될 것이라고 발표했고 방글라데시도 28일부터 국가 봉쇄를 하기로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일부 주에서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9억 4천만명의 성인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백신을 접종하라고 촉구했다.
뉴질랜드는 호주와의 격리 없는 여행 항로를 3일간 긴급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는 지난 주 환자 수가 25%나 급증했으며 이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 26일 이 나라가 대유행병의 ‘기하급수적 단계’에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87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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