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교시사

신천지 6000여명 ‘헌혈’… 적십자사 “혈액수급 가뭄에 단비”

조명연합 2022. 4. 21. 00:01

신천지 6000여명 ‘헌혈’… 적십자사 “혈액수급 가뭄에 단비”

 

 

정천석 신천지예수교 마태지파장(오른쪽 세번째)이 지난 18일 인천 지역 여섯 교회 담임 및 중진들과 함께 ‘생명나눔 헌혈 캠페인, 생명ON’ 행사에 참여해 헌혈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신천지예수교 마태지파) ⓒ천지일보 2022.4.20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완치 때까지 일주일, 그 이후 4주 동안 ‘헌혈 부적격자’로 분류돼 총 5주 지나야 헌혈이 가능하다. 혈액 수급량이 부족한 비상사태에서 신천지교회의 단체 헌혈은 많은 생명을 살리는 가뭄에 단비죠.”

“생명을 살리는 데는 기독교‧불교 등 어떤 종교도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생명에 대한 순수한 의도를 높게 산다. 신천지는 코로나 이전에도 꾸준히 헌혈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일 오후 인천 남동구 헌혈의 집 구월센터에서 만난 이명주 센터장은 헌혈을 하기 위해 대기한 봉사자들의 건강 상태 등을 꼼꼼히 체크하다 잠시 시간을 내 인터뷰에 응하며 이같이 말했다.

우광호 인천혈액원 원장도 “오미크론으로 어려운 시기에 신천지 자원봉사단의 헌혈 참여는 혈액수급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혈액 수급이 비상이다. 올해 연초부터 본격화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헌혈이 불가능한 ‘헌혈 부적격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적십자사는 꼽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 이만희)이 대한적십자사 혈액본부와 협력해 ‘생명나눔 헌혈 캠페인, 생명ON’ 단체 헌혈 행사를 오는 30일까지 약 2주간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헌혈 행사에는 전국 74개 교회에서 총 60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혈액 보유량은 적정 혈액 보유량인 5일분에 미치지 못하는 3.7일분으로, 혈액수급위기 ‘주의’ 단계에 근접한 상태다. 혈액은 일 평균 5일분 이상을 비축해야 안정적인 의료 활동이 가능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시민들의 외출이 줄어들면서 혈액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위중증 환자 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신천지 성도들의 대대적인 헌혈은 혈액수급위기에 몰린 국내 의료계에 구원투수가 되었다는 평가다.

이날 구월센터에서 헌혈을 하고 있던 신천지 성도인 채희원(28, 남, 계양)씨는 “학교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어 시간 내기가 어려웠지만 뜻 깊은 행사에 동참해 기분이 좋다”며 “‘국내 혈액 수급이 비상인 상태에서 우리가 생명과도 같은 피를 나누자’고 하신 총회장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아 헌혈하러 왔는데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19일 오후 인천 남동구 헌혈의 집 구월센터에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의 한 성도가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4.20


자신의 어머니도 몇 년 전 수술을 할 때 수혈을 받으신 적이 있어 헌혈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천현욱(26)씨는 “헌혈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쓰여졌으면 좋겠다”며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달려 왔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승우(60)씨는 “예수님이 십지가에서 피를 흘린 것이 생명을 구원하기 위함 이었다”며 “전국에 헌혈 분위기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태지파 교통봉사부에 따르면 이번 헌혈 의사를 밝힌 마태지파 신도 헌혈자는 총 456명에 달하며, 첫날인 18일 전국12지파 헌혈자는 2122명으로 집계 돼 목표대비 35.4%에 도달했다.

마태지파 여섯 교회 담임들과 중진들을 대동하고 헌혈에 참여한 정천석 마태지파장은 “신천지는 코로나 때에도 대구에서 4000명이 혈장공여에 참여하는 등 매년 헌혈 행사를 했다”며 “이만희 총회장께서 생명을 주는 행위로 헌혈봉사를 중요시 여긴다”고 신천지가 헌혈봉사에 적극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신천지 성도 중 생활 속에서 헌혈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울산의 한 신자가 537회로 1위를 차지했고 경기 일산 347회, 대구 238회가 그 뒤를 이었다. 인천에서는 마태지파 제물포교회 담임이 개인 통산 38회 헌혈 기록을 남겼다.

한편 신천지 성도들의 헌혈행사는 혈액관리본부가 혈액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에 신천지 측에서 자발적으로 헌혈하겠다고 제안해 성사됐으며, 대한적십자사에서는 정식적으로 신천지 측에 감사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2020년 4000 여명의 신천지 성도들이 공여한 혈장은 그동안 코로나 치료제 개발과 바이러스 연구를 위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측에 따르면 공여된 혈장이 코로나19 국내 개발 백신의 임상시험용 국가표준물질의 개발과 보급을 위해 쓰이고 있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71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