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밤에도 시신 태워 하늘이 붉어”… 전쟁 같은 인도 코로나 상황
조명연합
2021. 4. 29. 02:17
“밤에도 시신 태워 하늘이 붉어”… 전쟁 같은 인도 코로나 상황
[천지일보=이솜 기자] “화장터는 시체로 가득 차 전쟁이 벌어진 것 같다. 화장터의 불은 24시간 타오르고, 한 번에 시신 수십 구가 사라진다. 뉴델리 일부 지역에서는 밤이면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다. 질병과 죽음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우리 동네 집 수십 채에는 병자들이 산다. 내 동료 중 한 명이 아프며, 내 친구도, 내 아들의 선생님도 아프다. 뉴델리에서 세계 최악의 코로나19가 퍼지고 있는 느낌이다. 나는 아파트에 앉아서 그 병에 걸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문제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인도 뉴델리 지국장이 전한 인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다.
인도는 대유행 시작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하루 신규 확진자 35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공식 수치일 뿐,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 수치를 크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날 CNN방송은 전문가를 인용해 인도의 코로나19 실제 누적 확진자 수가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무려 5억명에 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사망자 수가 공식 집계보다 8배 이상 많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분석 결과도 나왔다.
인도에서도 2천만명의 인구가 있는 수도 뉴델리는 최악의 사태를 겪고 있다. NYT에 따르면 며칠 전 뉴델리의 확진률은 36%를 기록했다. 즉 3명 중 1명 이상이 감염됐다는 뜻이다. 한 달 전만 해도 뉴델리의 확진률은 3% 미만이었다.
확진세가 너무 빨라지면서 병원들은 완전히 폐허가 됐다. 약과 산소가 떨어졌지만 수천명의 사람들은 외면당하고 있다.
이날 뉴델리 독립 기자 로미타 살루자 워싱턴포스트(WP)에 화장터에 시체가 쌓이고 있다며 서부 구자라트주에서는 장례용 불을 피우기 위한 목재가 바닥나면서 사탕수수 폐기물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주 동안 자신의 트위터가 코로나19 핫라인이 됐는데, 현지 네티즌들은 트위터에 병원 침대, 산소, 의약품, 혈장을 찾는 필사적인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또 실제 화장터에 기록된 사망자 수는 정부의 사망자 보고수 보다 훨씬 더 많다고 로미타는 전했다.
“우리는 숨을 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어떻게 오스카 시상식을 열 수가 있지?” 지난 25일 열린 아카데미상 시상식 사진을 본 로미타는 이같이 생각했다.
현재의 확산세는 인도의 1차 유행과는 다르다. 첫 유행 때 우리가 두려워했던 것, 그리고 실현되지 않았던 것이 지금 인도에서 일어나고 있다.
의사들은 B.1.617이라 불리는 ‘이중 변이 바이러스’에 겁을 먹고 있다. 이중 변이는 전염성이 더 강하기도 하지만 백신에 부분적으로 내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백신을 두 번 맞았는데도 여전히 새롭게 감염이 되기도 했다.
인도의 사태가 악화한 데는 변이뿐 아니라 방역 지침이 너무 빨리 해이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NYT 뉴델리 지국장은 자신이 1~2월 인도 중부 마을을 운전하며 취재를 다녔을 당시 경찰을 포함해 아무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많은 사람들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최근 몇 주 동안 예방 조치가 시행되지 않은 채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던 정치 집회를 허용한 데 대해 비난을 하고 있다.
‘백신 제조 강국’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늦다는 비판도 나온다. 인도에서는 지난 1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아직 인구의 10% 미만이 1회 접종을 실시했고 완전히 백신 접종을 한 사람은 1.6% 미만에 그친다.
당분간 인도의 코로나19 전망은 밝지 않다. 전염병 학자들은 확진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며 하루 신규 감염자가 50만명까지 발생하고, 8월까지 100만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