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세계 수십개국 접종 중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무슨 일이

조명연합 2021. 3. 18. 00:03

세계 수십개국 접종 중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무슨 일이

 

 

[헤이워즈히스=AP/뉴시스] 지난 1월 2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한 의료기관에서 촬영한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獨·佛 등 EU 주요국도 유보

혈전 발생·혈소판 수치 감소

AZ 백신 연관 인과관계 없어

“유럽 접종 속도 늦춰” 비난도

“의문점 생기면 조사는 필요”

 

 

[천지일보=이솜 기자] 수십개국의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부작용 보고가 거의 없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고, 앞서 수만명을 통한 임상시험을 통해 이 백신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사람들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접종한 후 혈전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나오자 예방 차원에서 이 백신의 접종을 중단하는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유럽 국가들까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접종 중단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 외에도 앞서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덴마크, 아일랜드, 태국, 네덜란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콩고, 불가리아, 오스트리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등도 이 백신의 일부 또는 전체에 대한 접종을 유보했다.

소수의 백신 접종자들에게 혈전과 혈소판 감소 등이 발생했기 때문인데, 이들의 상태와 백신 사이에 어떠한 인과관계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백신 접종을 중단한 국가들은 이상 사례 조사 기간 예방 차원에서 유예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국가의 결정에 대한 찬반도 나뉘는 양상이다. 백신 접종을 중단한 나라들은 부작용이 의심될 때 잠시 멈추고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예방 원칙에 기초한 것이지만 3차 유행에 직면한 유럽에서 더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신 접종 후 무슨 증상이?


아스트라제네카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 전역과 영국의 백신 접종자 1700만명 중 혈전 보고는 37건이었다. 이 중 다리에 자주 생기는 심정맥 혈전증이 15건, 혈전이 폐에 이동에 폐 혈관을 막아 생기는 폐 색전증이나 폐 혈전이 22건이었다.

혈전은 혈액이 응고됐다는 것으로, 혈액 순환을 막을 수 있는 두껍고 젤라틴 같은 혈액 덩어리다. 혈전은 부상이나 암과 유전적 장애, 특정 약물, 장시간 앉아 있거나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포함 많은 질병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다리에서 형성된 혈전이 폐나 뇌로 이동한다면 심장마비, 뇌졸중 등 치명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이 백신을 개발하면서 현재 가장 광범위하게 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곳은 영국이다. 영국 자료에 따르면 혈전 사례는 극히 드물었으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자들과 비교하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게 혈소판 수치 감소 사례가 더 흔했다. 혈소판은 지혈과 혈액의 응고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모더나, 화이자 백신 접종자들 중에도 혈소판 수치 감소 사례는 보고됐다. 미국 플로리다의 한 의사는 백신 접종 후 혈소판 수치가 회복되지 않아 뇌출혈로 사망했고 이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접종자들도 있다. 미국 보건 관계자들은 이를 조사 중이다.

 

◆“일반적 비율” “의문 조사 필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이 혈전의 원인인지 여부다.

많은 전문가들은 혈전이 일반인에게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으로 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은 우연일 가능성이 높고 백신 접종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니얼 샐먼 존스홉킨스대 백신안전연구소 소장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백신은 혈전을 유발하지 않는다”며 “혈전에는 많은 원인들, 작은 요인들, 혈전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이들은 종종 백신 접종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연간 30만~60만명이 폐나 다리, 신체의 다른 부위에 혈전이 생긴다. 이 자료에 따르면 미국 인구에서 매일 약 1000~2000개의 혈전이 발생하고 있다.

혈액학자이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의학 교수인 스테판 몰은 NYT에 “미국에는 2억 5300만명의 성인이 있다”며 “미국에서 매일 230만명의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면 이는 성인 인구의 약 1%가 매일 백신을 접종한다는 것이다. 하루 1000~2000개 혈전 중 1%인 10~20개는 백신 접종자에게 발생하는데 이는 백신과 관련이 없는 자연 비율의 일부다. 역학 데이터를 통해 이 비율이 더 높다는 사실이 밝혀져야만 인과관계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이 미국과 영국에 비해 백신 접종 속도가 늦고 확산세가 커지는 가운데 이 같은 접종 중단 움직임은 코로나19 대책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보관과 비용 면에서 접종이 부진한 유럽 국가들과 세계 백신공동구매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의 핵심 도구다.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이점이 부작용 위험보다 크다”며 백신 접종자의 발병률이 일반 인구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마이클 헤드 박사는 AP통신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중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 자료가 아직 없다며 “대유행 기간 백신 접종을 중단하는 것은 결과를 낳는다”며 “사람들의 보호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기사 제목만 보고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 백신 접종에 대한 망설임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백신과 혈전증을 연관시키는 것은 시기상조이나, 일단 의문점이 생기면 조사를 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백신클리닉 원장인 데이비드 월 박사는 NYT에 “코로나19 백신이 혈전을 유발했다는 증거를 본 적이 없다”면서도 “임상시험과 현실과는 차이가 있다. 외부에서는 백신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투여된다. 따라서 백신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고,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면 그 의문점들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은 오는 18일 특별회의를 열고 이 백신에 대한 처리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문위원회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논의한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blog.daum.net/sungwoo0508/manage/newpost/?type=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