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 침공] 평화협상도, 제재도 난관… 우크라 동부 결전만 남았다

조명연합 2022. 4. 13. 00:37

평화협상도, 제재도 난관… 우크라 동부 결전만 남았다

 

[키이우=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에서 현지 주민들이 교전 중 파괴된 러시아군 전차에 올라가 살피고 있다.

돈바스 재집결한 러시아군
마리우폴-크림반도 연결 의도
바이든, ‘러 제재 구멍’ 印 회담
“러 의존 시 이익 안될 것” 경고
러軍 강간·화학무기 의혹 나와
동부 공세 전 외교 어려울듯


[천지일보=이솜 기자] 러시아군이 곧 우크라이나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공세를 시작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미국 등 서방 정부는 1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돈바스 일대에 재집결하고 있다며 실제 전면 공세에 들어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돈바스에 있는 러시아군의 주요 표적은 마리우폴인데, 7주 가까이 러시아군에 포위된 이 지역에서는 민간인 수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마리우폴에 병력 수천명을 집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동쪽의 주요 항구인 마리우폴을 점령하면 동쪽에서 진격하는 군대와 남쪽의 러시아령 크림반도에 집결한 군대를 연결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전 영국 연합사령관 리차드 배런 장군은 AP통신에 러시아군이 동쪽뿐만 아니라 북쪽과 남쪽에서도 돈바스를 포위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영토는 평탄하고 개방적이며 숲이 적다”며 “따라서 키이우 주변에서의 우크라이나군의 매복전술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지금껏 한 도시도 점령하지 못한 러시아군이 돈바스를 정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 지역을 구성하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격퇴했으며 이로 인해 러시아군의 탱크와 차량, 대포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美, 러 원유 수입 늘리는 印 압박

전쟁이 시작된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만난 첫 유럽연합(EU) 지도자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담 후 “분명 (돈바스 공세가) 대규모로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이 계속되는 한 모스크바에 대한 서방의 제재는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푸틴에게) 한번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열번으로도 충분치 않다. 백번은 해야 할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군사적으로 중립국인 오스트리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러시아산 가스 수입 중단을 반대했으나 EU의 대러 제재를 지지해 왔다.

미국은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하고 동맹국이 이에 따르도록 장려해 러시아를 압박하려 했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일부 세계 강대국들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오히려 지난 2월 24일 침공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산 원유를 지난해보다 더 수입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 회담을 갖고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것이 인도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말했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했다. 모디 총리는 최근 러시아와의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협상을 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부차=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부차에서 한 주민이 자전거를 끌고 시신 운반 트럭 옆을 지나가고 있다.

◆“마리우폴 주민 2만명 사망 추정”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한국 의회에서 영상 연설을 통해 마리우폴에서 이미 수만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도 러시아의 포위전에서 민간인 1만명 이상이 숨졌으며 수주간의 공격과 빈곤으로 마리우폴 주민의 시신이 길거리에 방치돼 사망자 수는 2만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추정했다. 러시아는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

마리우폴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미확인 보도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연설에서 러시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으나 실제 사용됐다고는 하지 않았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화학 약품을 사용할 준비를 했을지 모른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유엔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강간과 폭력에 대한 진술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 라스트라다 우크라이나 카테리나 체레파카 회장은 긴급 핫라인에서 여성과 소녀 12명이 연루된 성폭행 9건에 대해 러시아 군인들을 고발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를 보고하며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러시아군을 강간범으로 내세우려는 분명한 의도가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부차, 마리우폴 등지에서 러시아군의 만행 의혹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러시아 정부 간 협상은 보류된 상태다. 이보 달더 전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뉴욕타임스(NYT)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을 동부에서 막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추방할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한다”며 “푸틴은 그가 승리했다고 보일 수 있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라며 “그래서 외교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앞으로의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회담 개최 중 공격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다음 회담에서는 (군사행동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68814)